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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경제, 언제 어떻게 회복될 것인가?
등록일 2009-05-10 21:21

[칼럼] 경제, 언제 어떻게 회복될 것인가?
진형기 한국기술투자주식회사 고문
미국 California State Polytechnic University 경영학 교수



드디어 경제가 회복세의 길로 접어들고 있다는 낙관적인 견해와 아직 낙관하기는 이르다는 조심스런 견해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두 견해가 모두 여러 경제지수 추세에 근거를 두고 있기 때문에 양자가 다 옳다고 볼 수 있다. 여러 가지 경제지수 중에는 회복의 조짐을 나타내는 청신호도 있는 반면, 아직 계속 경제활동을 왜축시키는 지수들도 있기 때문에 경제지수들의 추세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견해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어느 견해가 옳던 그르던 간에 낙관론과 신중론이 최근 들어 빈번히 나오고 있는 것은 희망이 보인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수개월전보다 불황의 바닥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신호임과 동시에 회복의 조짐이 부분적으로나마 나타나고 있다는 것은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경제이론상으로 보면, 불황은 일정기간의 조정과정을 지나면 반드시 회복된다. 단 그 기간과 회복의 방법, 즉 언제 어떻게 회복될 것인가 하는 것에 대한 것은 확실하지 않다. 이에 대한 회답을 말하기에 앞서, 우선 회복에 대한 정의부터 규명해보자. 경제가 회복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경제란 흔히 거시(Macro) 경제를 일컫는 말인데 거시경제의 회복이란 성장률, 고용 및 인플레이션의 균형된 적정선의 회복을 의미한다. 즉 성장률이 플러스로 전환되고, 고용이 플러스로 증가되어 실업률이 하락하고, 인플레이션이 디플레이션 상태에서 성장을 도울 수 있는 적당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 세가지 경제요소가 4:4:4의 비율, 즉 4%의 실질 성장률, 4%의 실업률, 그리고 4% 미만의 인플레이션의 콤비를 이루면 가장 이상적인 회복이라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처럼 이상적인 상태로의 회복은 기대하기 힘들다. 과거 어느 불황 이후의 회복기에도 이런 이상적인 조합을 갖추는 시기는 별로 없었다. 이런 비율은 경기사이클의 성질상 오래가지 못한다. 이번 불황의 상황의 심각성과 회복을 위한 부양책의 특별한 정책적 조치는 4:4:4의 이상적인 회복을 이루기에는 너무나 과도한 편파적인 치료법을 사용했기 때문에 회복 또한 비정상적인 결과를 낳을 우려가 있다. 지난 1981년과 1983년도의 경우처럼 3년 내에 불황을 두 번 겪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이번 불황이 끝나고 회복이 시작되면 상당히 강력한 부작용이 정상적인 회복을 방해할 것이다. 사상초유의 적자재정과 과감한 공격적인 화폐금융정책으로 공급된 금융 크레딧 때문에 경기회복이 시작되자마자 인플레이션의 상승세가 극성을 부릴 것이며,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경제성장이 충분히 이뤄지기도 전에 이자(연방금리)를 올리고 통화와 금융 크레딧을 줄이는 금융전략을 쓰게 될 것이다. 이런 와중에서 기업은 투자를 꺼릴 것이고 더욱 균형된 경제를 기다리며 고용도 하지 않을 것이다. 집값도 오르기 시작하다가 모기지 이자의 상승으로 주춤하기 시작할 것이며, 6백만명이 넘는 새로운 실업자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동안에는 개인의 근검절약적 소비성향이 기업의 이윤에 보탬이 되지 못할 것이다. 그러면 기업이윤의 부진한 상태에서 주식시장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상적인 완전 회복세는 뒤로 미루고 우선 급한 대로 악성 침체상황을 막을 수 있는 회복세는 언제이며 이것이 어떤 형태로 나타날 것인가 하는 것부터 생각해 보자.

최근에 발표된 경제지수와 제1, 2차 부양책의 효과를 예측해보면 경제성장률은 지난 1분기가 이번 불황 사이클에서 최하(-8%)의 GDP 실질성장률을 기록한 다음 2분기부터는 하락세가 둔화되어 2분기에 -2.8% 하락, 3분기에 -1.5% 하락, 그리고 4분기에는 -0.5% 정도의 하락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끝내고 빠르면 금년 12월, 늦어도 내년 1분기부터는 플러스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금의 불황은 공식적으로 금년 말 경 끝난다. 이것을 플러스 회복이라면 금년말로서 불황의 바닥을 거처 내년부터는 회복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낙관하기 이르다는 조심학파의 말은 비록 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섰다고 하더라도 고용의 회복이 늦어지기(약 6개월~1년 정도) 때문에 성장률과 고용의 양자를 플러스로 회복하려면 적어도 내년 말까지 걸린다는 것이다. 여기에 부수적인 문제는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만일 이자가 갑자기 오르기 시작하면 6백~7백여만명의 실업자들을 모두 채용하기도 전에 또다시 불황을 맞이하거나 아니면 낮은 회복기가 오래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므로 경기회복의 열쇠는 “고용”이다. 이번 불황의 특성상, 앞으로의 기업은 독특한 경쟁력을 갖추지 않고서는 성장하기 어려울 것이며, 이 경쟁력은 생산성을 수반하고 한번 제정된 구조조정을 비록 경기가 풀렸다고 하더라도 쉽사리 다시 고용을 대폭 늘릴 수 없는 여건에 당면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경영경제적 적자생존성 원리에 의한 불가피한 추세다.

그러면 결론은 무엇인가? 거시경제적 부양책은 일시적인 치료에 불과하다. 경제가 자율적으로 건전하게 성장하려면 기업이 활성화되어 고용과 투자를 증가시키지 않고는 경제의 치유가 이뤄지지 않는다. 치료(Treatment)는 정책기술로 하되 근본적이며 영구적인 치유(Cure)는 자본의 부가가치를 최대화시키는 기업경영전략의 몫이다. 지금은 거시경제의 회복만을 손꼽아 기다릴 것이 아니라, 기업은 회복을 맞이하고 호황을 맞이할 준비태세를 갖추는 비전을 강구하는데 전력투구해야 할 때다.